감정은 머물다 가는 손님입니다. 그저 다녀가게 두세요.
여인숙
잘랄루딘 루미/ 번역 류시화
인간이란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거나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들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모든 손님은 저 멀리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 여인숙, 감정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
루미의 이 시에서 말하는 ‘여인숙’은 곧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 마음의 공간입니다.
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순간적인 통찰도 —
모두 하루하루 다르게 찾아오는 손님들입니다.
중요한 건 그 손님들을 내쫓지 않는 태도입니다.
그저 맞이하고, 머물도록 허용한 뒤,
떠날 수 있도록 붙잡지 않고 흘려보내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음공부의 시작,
그리고 명상에서 말하는 '관찰자 시선'입니다.
🧘♀️ 감정과 거리를 두는 법 – 시가 알려주는 마음공부
루미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쁨, 절망, 슬픔…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해석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들어왔다가 나갈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태도입니다.
💡 감정은 ‘나’가 아닙니다
“나는 슬퍼.”가 아니라
“슬픔이 찾아왔다.”라고 표현해보세요.
그 순간, 당신은
감정과 거리를 둔 관찰자가 됩니다.
💡 떠나는 것을 막지 마세요
감정을 억누르면 오래 머뭅니다.
그저 그 자리에 있게 해주고,
떠날 때가 되면 자연스레 보내주면 됩니다.
💡 흥미롭게 바라보기
루미는 슬픔, 부끄러움, 후회마저도
“웃으며 맞이하라”고 말합니다.
감정을 분석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
그것이 ‘여인숙의 주인’으로서의 자세입니다.
불청객처럼 느껴지는 감정일수록
굳이 이유를 찾거나, 빨리 떠나길 바라지 말고
그저 거기 있는 그대로 두세요.
분석하거나 쫒아내려 하지 않고
허용하고 환영하는 것,
그게 바로 루미가 이 시에서 전하고 있는 지혜가 아닐까요?”
✍️감정을 바라보는 관찰 연습
하루를 마무리하며 아래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세요.
- 오늘 내 마음에 어떤 손님이 왔었나요?
- 나는 그 손님을 어떻게 대했나요?
- 아직 떠나지 않은 감정이 있다면, 그냥 있도록 내버려둘 수 있을까요?
- 나는 지금, 그 손님을 억지로 쫓아내려 하진 않나요?
💛 여인숙은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합니다
감정은
원하지 않아도 찾아오고,
붙잡으려 해도 떠나버립니다.
그렇기에,
그저 흘러가게 두는 연습이 필요한 것이죠.
루미의 시 「여인숙」은 말합니다.
감정은 단지 잠시 머물렀다가 가는 손님들일 뿐이라고.
우리는 그 손님들을 맞이하는 여인숙의 주인일 뿐이라고.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은 어땠나요?
혹시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면, 그것을 '내쫓으려' 하지는 않았나요?
심지어 어두운 감정조차도,
당신이라는 여인숙을 찾아온 귀한 손님입니다.
그 감정을 환영하는 순간,
당신의 내면엔 새로운 자리가 생깁니다.
모든 감정은 비교와 대비 속에서 존재감을 갖습니다.
슬픔을 온전히 허용해 줄 수 있어야,
기쁨도 더 진하게, 더 선명하게 다가올 수 있죠.
억지로 감정을 바꾸려 하지 말고,
그저 슬픔이 와 있는 지금 이 순간도 하나의 자리로 인정해 주세요.
기쁨은 언젠가 반드시 다시 들어옵니다.
그 자리에 먼저 슬픔이 조용히 다녀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것이 마음을 여인숙처럼 비워두는 가장 다정한 방식이에요.
📌 여인숙 -잘랄루딘 루미- / 시낭독 👉 시낭독 들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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