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감정이 복잡한 날, 시를 꺼내보다
가끔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헝클어질 때가 있어요.
모든 게 애매하게 불편하고,
괜찮은 척하지만 속은 요동치는 날.
그럴 때 저는 이 시를 꺼내 읽어요.
그저 한 문장을 따라 천천히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내 감정에게 내가 말을 걸고 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괜찮아. 지금 이 마음도 존재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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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에게 이름을 불러주는 연습
김춘수의 「꽃」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이 있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 말은 누군가를 알아주는 순간,
그 사람이 내 안에서 의미 있게 살아난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그 ‘누군가’가 타인일 필요는 없어요.
바로 내 감정, 내 마음, 오늘의 나일 수도 있죠.
- “지금 나는 지쳤어.”
- “오늘은 괜히 서운하고, 예민해.”
- “불안한 마음이 나를 눌러.”
이렇게 이름을 붙여주는 순간,
감정은 방향을 잃은 에너지가 아니라
존재를 인정받은 ‘꽃’이 돼요.
🫶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꽃이고 싶다
감정을 돌보다 보면,
어느 순간 조용히 이런 마음이 올라와요.
“나도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이고 싶다.”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따뜻한 기억이 되면 좋겠어.”
그 마음, 너무 자연스럽고 소중한 감정이에요.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내가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꽃이 되고 싶다는 이 마음은,
결국 연결되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자
사랑을 주고받고 싶은 내면의 목소리예요.
💭 오늘의 마음공부 루틴
혹시 지금, 마음이 복잡하다면
아래의 질문들로 오늘을 천천히 바라봐 주세요.
[감정 이름 붙이기 연습]
- 오늘 내 마음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 그 감정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 나는 지금 나를 꽃처럼 바라보고 있나요?
- 누군가에게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싶나요?
🌼 오늘, 나에게도 꽃이 되어주세요
감정을 억누르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세요.
그 감정은 곧
당신에게로 와서,
꽃이 될 거예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
당신은 이미,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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