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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마음공부5

꽃가지를 바라보며 배우는 마음공부 – 헤르만 헤세의 위로 꽃가지를 바라보며 배우는 마음공부 – 헤르만 헤세의 위로꽃가지 / 헤르만 헤세꽃가지 쉼 없이바람결에 이리저리 휘둘린다내 마음도 쉼 없이어린애처럼 오르락내리락 흔들린다맑은 날과 흐린 날 사이를의욕과 체념 사이를 쉼 없이 오간다바람결에 꽃잎 다 날아가 버리고가지에 열매 매달려웬만한 바람 불어도 가만히 있게 될 때까지어린애 같은 마음이 가라앉고평온을 찾을 때까지살아보니 정신없이 흔들리던 인생도놀이처럼 즐거웠다고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고백할 때까지 바람은 나무를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뿌리를 깊게 합니다나무는 바람이 없으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고 합니다.바람이 있을 때마다 나무는 더욱 단단해지고,그 흔들림 속에서 스스로를 지탱하는 법을 배웁니다. 우리 삶도 이와 닮아 있지 않을까요? 고통과 시련은우리를 쓰.. 2025. 4. 28.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잎사귀처럼, 지금 이 숨조차 마지막일 수 있다면 까비르의 시로 배우는 매 순간의 깨어있음 잎사귀 하나 까비르 / 번역 류시화 잎사귀 하나 바람에 날려가지에서 떨어지며 나무에게 말하네“숲의 왕이여, 이제 가을이 와나는 떨어지네당신에게서 멀어지네”나무가 대답하네“사랑하는 잎사귀여그것이 세상의 방식이라네왔다가 가는 것숨을 쉴 때마다그대를 창조한 이의 이름을 기억하라그대 또한 언제 바람에 떨어질지 알 수 없으니모든 호흡마다 그 순간을 살라.” 🍂 잎사귀처럼, 우리는 모두 떨어지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때로 내일이 당연히 올 것처럼 살고,숨 쉬는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착각하죠. 하지만 까비르는 이렇게 말합니다.“그대 또한 언제 바람에 떨어질지 알 수 없으니모든 호흡마다 그 순간을 살라.” 삶은 그렇게,잎사귀 하나처럼 가볍고도 깊은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 2025. 4. 24.
여인숙 ― 루미의 시로 배우는 감정과 거리 두기 감정은 머물다 가는 손님입니다. 그저 다녀가게 두세요. 여인숙 잘랄루딘 루미/ 번역 류시화인간이란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기쁨 절망 슬픔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거나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들을 존중하라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그리고 그들을 집안으로 초대하라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모든 손님은 저 멀리서 보낸안내자들이니까 🌿 여인숙, 감정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루미의 이 시에서 말하는 ‘여인숙’은 곧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 마.. 2025. 4. 24.
오늘도 잘 못한 나에게, 나태주의 시처럼 다정하게 나태주 시인의 시로 배우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 나태주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이다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내일을 믿고 또 기대해라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충분히 괜찮은 오늘이었다”는 말가끔 우.. 2025. 4. 21.
마음이 복잡한 날, 김춘수의 ‘꽃’이 위로가 되어줄 때 김춘수 –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감정이 복잡한 날, 시를 꺼내보다가끔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헝클어질 때가 있어요.모든 게 애매하게 불편하고,괜찮은 척하지만 속은 요동치는 날.그럴 때 저는 이 시를 꺼내 읽어요. 그저 한 문장을 따라 천천히 소리 내어 읽다 보면내 감정에게 내가 말을 걸고 있는 느낌이 들거든요.“괜찮아. 지금 이 마음도 존재해도 돼.” 📌 .. 2025.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