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번아웃 상태라면, 먼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지금 느끼는 이 감정, 괜찮아. 나는 이럴 자격이 있어."
무언가를 해야만 가치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충분합니다.
번아웃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니었어요. 처음엔 단순히 피곤한 줄 알았고, 그 다음엔 내가 게으른 걸까 자책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 감정을 '인정'하지 않았어요.
나 자신을 비난하는 습관
번아웃이 왔을 때, 나는 스스로를 나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그냥 더 노력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이죠.
'한국에서 태어난 나는 충분히 좋은 환경에 있다. 불평할 자격도 없다.'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도리어 스스로를 더 몰아붙였습니다. 쉬면 안 될 것 같고, 더 열심히 해야만 죄책감이 사라질 것 같았어요.
남의 감정을 판단했던 나
그전까지 나는, 누군가가 작은 일로 힘들어할 때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내 기준에서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어요. '저건 그냥 넘길 수도 있는 문제 아닌가?' 하는 식이었죠.
하지만 막상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쳐보니, 그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힘듦이라는 건, 상황의 크기보다도 그 사람이 느끼는 무게에 달려 있다는 걸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연습
가장 큰 변화는, 내 감정을 억누르지 않게 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무기력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괜찮다고, 그런 날도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연습.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내 모습이 무가치하게 느껴져도, 그 감정조차 '그럴 수 있다' 고 인정해주는 연습이요.
그렇게 감정을 인정해주자 오히려 감정이 더 오래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스스로와 싸우지 않으니, 감정이 지나가는 속도도 훨씬 자연스러워졌어요.
감정을 인정한다고 무너지는 건 아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감정에 지지 않으려면 버텨야 한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감정을 억누르는 건, 결국 내 안의 나를 외면하는 일이었습니다.
감정을 인정하는 건 포기가 아니라, 내 마음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일이었어요. 그리고 그게 번아웃을 회복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시작이었어요.
감정은 흘러갑니다. 억지로 없애려 하지 말고, 머무를 만큼 머물게 두세요. 그렇게 두면, 감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다시 나를 회복할 힘이 천천히 차오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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